눈이 오던 12월 초, 출근하던 A씨가 건물 로비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해 넘어졌다. 병원으로부터 ‘8주 상해 진단’을 받을 정도로, 큰 사고였다. 사고에 대해 건물 관리사는 보험사 및 손해사정사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책임과 보상 모두 해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매트도, 주의 표시도 없었다.
건물 관리사 ‘농협파트너스’는 ‘사고 책임에 대한 답변’을 차일피일 미뤘다. 이후 관리사는 ‘메리츠화재’에 사건을 맡겼다. 메리츠화재는 ‘리더스손해사정 주식회사’와 함께 사건 조사를 맡았다.
본지가 입수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가 넘어진 부분을 포함해 로비 바닥 중 상당 부분에 매트가 깔려있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넘어진 부분에 매트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측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1명만 넘어졌기 때문에 관리 부주의로 볼만한 근거도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측은 이 같은 법률 자문 결과를 A씨에게 통보했다.
조사 과정 초반, 건물 측 스스로 책임을 인정한 문서까지 오갔다. 다만 사측은 이에 대해서도, ‘건물이 인정한다고 해서 사측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을 내놨다.
A씨가 미끄러졌던 12월 5일, 바로 전 날 저녁 ‘대설 주의보’가 내려졌다. 한 시설관리 업체는 “건물 측이 전 날 날씨만 확인하고 아침에 ‘미끄러짐 주의’ 표시만 해놨어도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현장엔 주의 표시가 없었고, A씨는 해당 사고로 우측 손목 2부위 골절, 우측 발목 골절, 꼬리뼈 골절, 인대파열 등 신체적 손해를 입었다. 진료비로, 120만원을 납부한 A씨는 현재도 치료와 재활을 이어가고 있다.
“법률 자문에 따랐다”지만… 과거 판례들의 반박
2021년 3월 서울지법에선, “미끄럼 주의 표시와 발판이 있었더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날씨를 대비해) 추가 조치 한 것이 없다면 계단을 관리하는 업체 측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같은 년도 전주지법 역시, “피해자가 미끄러운 신발을 신고 있었고 물청소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해도 건물 측 책임도 있다”며 4,700만원 상당 배상을 명했다. 당시 법원은 “바닥에 물기가 남아 있었고, 피해자가 넘어지기 직전까지 통상 걸음걸이로 걷고 있었다”는 점을 판결 근거로 삼았다.
A씨는 현재, “후유장애 진단, 분쟁조정위원회 절차까지 밟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논란 관련 본지 질의에, 농협파트너스 측은 “영업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빠른 해결을 시도했으나, 보험사(메리츠)와 고객 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양측 합의가 잘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앞선 법률 자문결과(기사 본문 참고)로, 답변을 갈음한다고 했다. 리더스손해사정 주식회사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
[농협파트너스 입장(유선 답변)]
농협파트너스는 “빠른 해결 위해 영업배상책임보험을 이용했다”며, “그럼에도 보험사(메리츠)와 고객(A씨) 간 합의가 안 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의가 늦어지는 사유에 대해 보험사에도 문의했으나, 보험사와 고객 간 합의금 조율이 안 되고 있는 상황임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다치신 분 입장에서 생각해줄 것을 보험사 측에 전했고, 농협파트너스에서는 양측 간 합의가 잘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