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이재명 정부 1년, 위기를 넘어 역내 핵심 국가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주요 외신들이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북핵 문제와 안보 리스크 중심의 보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이자 세계적 문화강국, 실용주의 외교를 추진하는 전략적 중견국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인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19개국 67개 주요 외신이 보도한 한국 관련 기사 6만4,827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의미 기반 군집화, 생성형 AI 기반 감성분석, 의제 연계망 분석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외신 보도의 논조와 국가이미지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외신이 가장 많이 다룬 분야는 정치·외교로 전체 보도의 54.3%를 차지했다. 이어 기업·산업(43.1%), 경제(40.4%), 문화(27.8%), 기술·IT(23.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교 분야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섬세한 균형 외교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는 “절제와 실용주의의 외교”, 이코노미스트는 “보다 균형 잡힌 외교정책”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친중·친북 논란과 달리 실제 국정 운영에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실용적으로 관리하는 현실주의 노선에 주목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역시 “이재명 정부가 대중국 정책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외신 보도량이 평소보다 50% 이상 증가하며 한국이 미·중 전략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무대로 조명됐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한국은 중견국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로이터는 “역내 외교적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AI와 반도체 산업이 한국의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부각됐다.
포춘은 “아시아는 AI 가치사슬의 근간이며 한국은 그 핵심 제조 기반”이라고 평가했고, 로이터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AI 강세장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이후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AI·반도체 산업 성장에 힘입어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6년 4~5월 외신들은 코스피 상승세와 AI 반도체 랠리에 주목하며 한국을 첨단 제조업과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묘사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K-컬처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분석 기간 12개월 가운데 10개월 동안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K-팝, K-콘텐츠 관련 보도가 가장 긍정적인 이슈로 평가됐다.
포린폴리시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두고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한국의 문화강국 부상은 세계 영향력의 중심축 변화”라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BTS의 활동을 조명하며 “한국이 문화산업을 국가 경쟁력으로 육성해온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감성분석 결과 BTS는 평균 논조 +1.19로 가장 높은 긍정 평가를 받았으며 K-팝(+1.12), 블랙핑크(+1.09)가 뒤를 이었다.
CNN은 한국 문화의 글로벌 확산 현상을 ‘K-Everything’이라는 표현으로 소개하며 K-팝, K-푸드, K-뷰티, K-콘텐츠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AP통신은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가 또 하나의 시험을 통과했다”고 보도했고 BBC는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결집했다”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 역시 “한국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외신은 전임 정부 관련 계엄 수사 논란과 정치 양극화, 캄보디아 사기 사건, 쿠팡 사태 등을 부정적 이슈로 언급했으며 ESG, 노동 환경, 산업안전 문제는 여전히 한국 사회의 과제로 지적했다.
문체부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외신이 한국을 더 이상 단순한 수출국이나 안보 위기 국가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과 외교 질서, 문화산업을 이끄는 전략적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형식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한국이 단순한 경제 강국이나 한류 국가를 넘어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전략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외신의 인식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공공외교 정책 수립과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