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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편리함 넘어 존엄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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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7. 29. 시민공감토크-조선대 중앙도서관 7층 콘넥트홀

“기술이 편리함 넘어 존엄을 지켜야”…조선대서 디지털 인권 시민공감토크

 

- 조선대 인권센터, AI 웰에이징 시대 디지털 접근권과 인간 존엄 논의

- 고령층·다문화가정·외국인 유학생이 겪는 디지털 소외 문제 공유

- 시민 의견 모아 디지털 인권 조례와 정책 제안으로 발전 예정

- 오는 11월 시민참여형 ‘AI 웰에이징 인권 모의의회’와 연계

 

AI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의 편리함을 높이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기술이 또 하나의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 시민의 권리와 존엄도 함께 보장되고 있는지를 묻는 뜻깊은 자리가 조선대학교에서 마련됐다.

 

조선대학교 인권센터는 2026년 7월 29일 조선대학교 중앙도서관 7층 CONNECT HALL에서 ‘기술 안에서 존엄하게 나이 드는 법, 웰에이징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시민공감토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전남광주특별시와 함께하는 첫 번째 인권 대화, 상생과 포용의 디지털 인권 리빙랩’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기술 발전 속에서 존엄하게 나이 든다는 것

 

조선대학교 글로컬대학 사업의 핵심 가치인 ‘웰에이징’을 바탕으로 열린 이번 공감토크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시민의 디지털 접근권과 인간 존엄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조선대학교 재학생과 교직원, 사회복지 및 인권 분야 관계자, 지역 시민 등이 참석해 디지털 기술이 일상과 돌봄, 행정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살펴봤다.

 

특히 단순히 전문가가 정책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이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불편과 차별을 이야기하고, 이를 지역사회의 인권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리빙랩’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리빙랩은 시민이 정책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겪는 문제를 직접 제안하고, 전문가와 행정기관, 대학 등이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참여형 정책 실험을 뜻한다.

 

이날 행사에는 임미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과 최정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의원도 참석해 시민들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인권 의제를 발굴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격려의 뜻을 전했다.

 

키오스크와 모바일 인증, 편리함 뒤에 가려진 소외

 

공감토크는 정성배 조선대학교 인권센터장이 진행을 맡았으며, 이선미 광주사회서비스원 정책실장, 국세란 미래사회융합연구소 사무국장, 김충식 아름다운세상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은 크게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일상 속 디지털 인프라와 소외’, 두 번째는 ‘돌봄과 일상에 스며든 AI 기술 속에서 우리는 존엄성을 보장받고 있는가’, 세 번째는 ‘지자체와 대학은 시민의 디지털 인권을 위해 어떤 조례와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가’였다.

 

참석자들은 키오스크와 모바일 인증, 무인 행정서비스, 온라인 금융거래, AI 돌봄 및 상담 시스템 등 시민의 일상 곳곳에 자리 잡은 디지털 기술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젊은 세대에게는 몇 번의 화면 터치로 끝나는 일이지만,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넘기 어려운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국인 유학생과 다문화가정 역시 언어와 정보 부족, 복잡한 본인 인증 절차 등으로 인해 공공서비스와 생활정보 이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디지털 기술을 잘 다루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민이 식사 주문이나 금융거래, 병원 예약, 교통 이용, 행정서비스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인화와 비대면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사람을 통한 안내와 대면 서비스가 지나치게 축소될 경우, 디지털 취약계층의 선택권과 자기결정권까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AI 돌봄, 효율성보다 사람의 존엄이 먼저

 

AI 기술이 돌봄 분야에 빠르게 도입되는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AI 스피커와 돌봄 로봇, 비대면 건강관리, AI 상담 시스템은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와 돌봄이 필요한 시민의 안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이 사람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돌봄과 대화를 대체하게 될 경우, 고립감이나 정서적 단절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AI 돌봄 시스템을 도입할 때 이용자의 동의를 충분히 받고, 수집되는 개인정보의 범위와 이용 목적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AI가 내린 판단이나 추천으로 인해 시민이 불이익을 받았을 경우 그 이유를 설명받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AI 돌봄의 목적은 행정비용을 줄이거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인권 보장 조례와 지원체계 필요

 

지자체와 대학의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는 디지털 취약계층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조례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권 보장 ▲무인기기 설치 시 대면 안내 인력과 대체 수단 마련 ▲고령층·장애인·외국인을 위한 디지털 교육 확대 ▲공공기관 홈페이지와 앱의 쉬운 화면 구성 ▲AI 행정 및 돌봄서비스의 개인정보 보호 ▲AI 판단에 대한 설명 요구권과 이의제기 절차 보장 등이 제안됐다.

 

공공시설과 음식점, 병원, 금융기관 등에 키오스크를 설치할 경우 글자 크기와 음성 안내, 쉬운 언어, 외국어 지원 기능을 갖추도록 권고하거나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학 역시 학생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을 위한 디지털 문해교육과 상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디지털 인권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청년 학생들이 고령층과 일대일로 연결돼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려주는 세대통합형 교육 프로그램도 대학이 추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됐다.

 

시민의 경험을 실제 정책으로 연결

 

조선대학교 인권센터는 이번 공감토크에서 수렴한 시민 의견과 전문가 제안을 일회성 토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수렴된 의견은 향후 가칭 ‘AI 웰에이징 거버넌스’ 차원의 검토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구체적으로 정리된다. 오는 11월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AI 웰에이징 인권 모의의회’를 개최하고, 이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디지털 인권 정책 제안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김흥중 조선대학교 인권윤리원장은 “AI와 디지털 전환이 지역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되는 만큼, 기술 발전이 인간의 존엄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이번 행사가 웰에이징과 디지털 인권 의제를 지역사회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성배 조선대학교 인권센터장은 “오늘 수렴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디지털 접근권과 AI 시대 인권 의제를 구체적인 정책 제안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민공감토크는 기술의 발전을 막자는 자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기술이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고 안전하게 사용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함께 묻는 자리였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한다는 이유로 누구도 일상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

 

조선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시작된 첫 번째 인권 대화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졌다.

 

‘우리는 기술 안에서도 존엄하게 나이 들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더 편리한 기술만이 아니라,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제도와 정책, 그리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지역사회의 관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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