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연 박사 (프로)
◼ KPGA 투어 프로
◼ 한국골프학회 이사
◼ 경희대학교 골프 산업학과 겸임교수
◼ 골프아카데미 등 SBS golf 방송 출연 대한민국 골프
< 골프 웨어의 역사 >
골퍼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골프 웨어(golf wear)의 역사를 알아보자. 골프는 격식을 갖춘 스포츠이다. 골프가 신사들의 스포츠라고 불려서 일까? 남성 골퍼들에게는 아직 반바지가 허락되지 않은 복장에 관한 규칙이 엄격한 코스가 여전히 존재한다.
17, 18세기에 접어들면서 골프는 유럽의 귀족들에게 인기 있는 스포츠였다. 당시에는 옷을 잘 차려입는 것이 부와 명예를 상징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품위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19세기 후반까지도 여성들은 무도회장에서나 볼법한 코르셋에 긴 치마를 입었으며, 남성은 조끼와 체인 달린 시계를 차고 골프를 즐겼다. 이러한 복장으로 인해 당연히 제대로 된 스윙이 가능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20세기에 이르러 여성의 치마 길이가 정강이 정도로 올라가고 거추장스러운 장식들이 하나씩 줄어들면서 골프를 칠 때 입는 골프웨어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골프의 패션이 간소화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1933년 영국 여자 골프 선수권에서 골프 웨어 역사에 혁명과 같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날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트린 것은 바로 그녀의 골프복장이었다.
그녀는 글로리아 미노프리오 선수로 첫 티박스에 등장하는 순간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고 골프 코스에 등장한 것이다. 당시 글로리아 미노프리오 선수의 복장은 전통적 복식례에 어긋난 복장이라며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한 여성의 용기로 골프 패션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최근에는 유명 골프선수들의 경우 골프웨어를 자기표현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골프는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패셔너블한 스포츠가 되었다.
특히, 골프가 대중화됨에 따라 골프 연령층이 30대 이하로 젊어졌고 골프웨어 기업들은 골프 스타를 내세워 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가령, 골프 황제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의 등장으로 인해 야구 모자와 폴로셔츠는 골프웨어 패션의 새로운 공식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실력도 워낙 출중했기에 골프계 전반에 파급 효과는 엄청났다. 이에 골프 관련 기업들은 브랜드의 로고를 노출시키기 위해 유명 선수들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누구나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옷들을 대량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의 골프는 2030 골퍼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코로나19 이후 가장 핫한 스포츠가 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트렌디한 골프웨어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기는 골프웨어 옷을 차려입고 필드에서 인증샷을 찍어 SNS 게시물에 올리는 문화가 확산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필드와 스크린 골프장의 절반 이상은 젊은 세대가 채우고 있으며, MZ세대의 골프웨어 스타일을 보는 건 놀랍지 않다.
이제 분명한 사실은 골프가 기성세대의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아닌 골프의 주도권은 MZ세대와 알파 세대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너무 짧고 타이트한 의상은 본인의 불편함은 물론 라운딩하는 동반자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