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이란 우리가 간단하고 빠르게 먹는 패스트 푸드처럼, 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유통함으로써 상품 회전율을 빠르게 승부하는 패션 사업을 뜻한다.
따라서 패스트 패션 업체들은 보통 1~2주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이고, 심지어 3~4일 만에 또는 하루 만에도 새 상품들로 교체하기도 한다.
이런 패스트 패션 산업은 제조부터 폐기까지 옷의 소모 과정 전반에 걸쳐 환경오염을 야기하여 오늘날 석유 산업 다음으로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즉, 패스트 패션은, 첫째 대기를 오염시킨다. 2015년 기준 세계에서 폴리에스터(합성섬유)생산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약 7억 톤이다. 이는 연간 우리나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에 맞먹으며, 모든 국제 항공편과 선박을 합한 것보다 많은 비중이다.
또 패션 산업은 “연간 국제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데,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패션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50%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질 오염이다. 패스트패션은 주로 값이 저렴한 폴리에스터 섬유를 사용한다. 폴리에스터 섬유의 재료는 플라스틱인데, 일반적으로 5kg의 합성섬유로 된 의류를 세탁하면 6백만 개의 미세섬유 조각이 세탁수를 통해 유출된다.
또 옷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되는데, 면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는데 물 2,700 리터가 필요하다. 이는 한 사람이 3년 간 마실 수 있는 물의 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섬유 등의 염색 과정에서 처리되지 않은 염료들이 상수원 및 지하수 등으로 유출되어 사회적 문제와 국가의 경제적 비용을 가중하는 한편, 일부 섬유 업체는 설비의 어려움과 관리비 절감을 위해 몰래 불법으로 방류하기도 하여 수질 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세 번째는 토양을 오염시킨다. 패스트 패션 산업은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로 인해 의류 쓰레기 발생량을 증가시켰다. 전통 의류 산업에서 의류의 생산주기가 1년에 2회였다면, 패스트 패션 산업은 1년에 50회이다. 맥킨지 보고서와 패션 매거진 ‘엘르’ 2월호 보도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1,000억 벌 이상의 의류가 만들어지고,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14년 소비자들은 ‘2000년과 비교하여 60% 이상 옷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매년 옷과 신발이 6천만 톤 넘게 만들어지고, 이 중 70%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쓰레기 매립장으로 간다고 한다. 또한 소비자가 구입을 했으나 여러 이유로 ‘새 옷인 상태에서 버려지는 옷이 많다.’고 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의류 폐기물은 복합적으로 합성된 섬유라서 재질별로 분류가 어려워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버린 옷은 소각이나 매각 처리를 하지만 그 합성 섬유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등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위와 같이 우리가 저렴한 가격 또는 유행이라는 이유로 충동 구매한 옷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탄소를 발생시키는 에너지를 낭비한 채, 쓰레기가 되고, 그 쓰레기들은 토양‧수질‧대기 등의 자연환경과 인간의 삶의 질에 피해를 주면서, 국가의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문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개인의 스타일은 개인이 만드는 것이다. 패션 시장이 정해주는 유행에 따라 옷을 일회용처럼 입고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순간의 화려함이나 유행을 따르는 것은 '멋'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줄 뿐이다. 필자는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가진 모습 그 자체가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것이 진정한 스타일이자 멋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단순히 새롭고 미적인 것만 추구하며 옷을 구매하기 보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그야말로 개성 넘치고 절약이 가능한 슬로우 패션을 지향하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길 우리 모두 노력해 보자.